무한도전 하하 복귀를 선포하다 Enjoy Entertainment
2010.03.27 23:11 Edit
오랜만에 무언가를 하면 힘들다.
공백의 깊이는 그 기간 동안에 생긴 변화의 크기를 넘어선다.
최근에 ‘강민의 올드보이’라는 프로그램이 온게임넷에서 방영하고 있다. 강민이 프로게이머를 그만 둔지 이 년이 채 안 되는데, 그러한 그가 군대를 가기 전에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타리그 예선전 도전기를 시작하였다.
강민은 은퇴하기 전에는 우승도 하였으며 팀을 정상권에 올리는데 부족함이 없는 선수였다. 그러나 그러한 그도 공백의 깊이에 함몰되었다.
CJ 테란 게이머인 유영진은 TV에 한 번 나오지 않은 무명의 게이머지만 그러한 그에게 강민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공백은 강민이라는 선수를 잊혀지게 한다.
강민은 해설자로 활약하면서 현대의 트랜드를 알고 있었지만 그의 손과 신경은 이미 잊었다.
하하가 이 년 만에 무한도전에 출현하였다.
게이머의 세계나 예능이라는 세계의 같은 점이 있다. 그것은 트랜드를 읽는 눈과 그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이 없으면 금방 힐난하고 비난하며 잊는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달랐다.
그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하하를 받아주었다.
그러나 그를 받아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하하가 돌아올 수 있도록 수많은 밑그림을 그렸다. 그의 예능 복귀식을 화려하지 않지만 그만의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연예인이 군대를 가지 않는 이유는 군대가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공백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백 때문에 천명훈, 이성진, 김종민은 무너졌으며 무너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이 군대를 가는 문제는 직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의무는 원하지만 그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예능은 우리에게 재미를 주지만 그 재미 뒤에 있는 치열함이 있다는 것을 굳이 보여주지 않는다. 낙오자가 사라질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공백의 깊이를 인식하지 않는다.
오늘 무한도전이 보여준 것은 바로 그 공백이었다.
하하가 공백이 있다는 것을 오늘의 어린양 늑대 게임 혹은 떡먹기 게임으로 보여주었다. 물론 하하는 그 스스로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의 어설픔은 어쩔 수 없었고 그가 없는 사이에 변한 무한도전은 그를 충분히 주눅들게 하였다.
만약 평소대로 무한도전을 꾸몄다면 그의 주눅듬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공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그의 부족함이 나타날 때마다 그를 힐난할 것이다.
무한도전은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하를 피해자로 만들어 우리와 공감하게 만들었다. 서울에 처음 올라온 사람처럼 그를 두리번거리게 하였고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게 하였다. 우리가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피해자인 하하의 모습에 우리는 공감을 하게 되었고 그가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우리는 하하에게 공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우리는 그가 왕년의 최고의 멤버였다는 사실보다는 그가 군대를 다녀와서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그렇게 시청자는 하하를 그의 부족함으로가 아니라 공백이 있어 기다려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무한도전은 우리에게 하하를 기다려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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